EXHIBITIONS
박수민 개인전《도망자의 기록》
박수민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규정할 수 없는 세계의 ‘본질’을 향한 끝없는 탐색이자,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존재론적 유한성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전적인 기록을 보여줍니다. 작가에게 본질이란 언어와 인식의 바깥에 놓인 ‘무(無)’에 가까운 영역이기에, 그의 작업은 본질을 정의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결과에 닿지 못했던 과정을 기록하는 일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 내면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고유한 ‘구멍’과 공허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타인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존재하는 것 자체로 충분하기를 바라는 이 태도는 완전한 자유를 향한 염원이자, 기존의 한계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며 스스로를 회복해 온 작가의 ‘도망’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번 전시는 어떠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결과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닿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작가의 염원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나는 확실히 ‘찰나’가 되고 싶지 않다. 순간은 사라지지만, 축적된 시간은 구조를 만든다. 이 작업은 사라지는 감각이 아닌, 남겨지는 감각을 향한다. 작은 인식과 경험들이 겹겹이 쌓이며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그 흐름 속에서 나의 형태를 구성해간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완성되지 않은 채로, 그러나 끊임없이 ‘영원’에 가까워진다.
— 박수민 작가노트 일부 발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