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최재혁 개인전《BY YOUR SIDE – 당신 곁에》

최재혁 작가의 이번 개인전 《Be Your Side》는 오랜 나날 곁에 머물다 잊힌 사물들로부터 비롯됩니다. 작가는 손때 묻은 소품과 낡은 물건들을 한데 불러 모아, 작고 수더분한 일상의 켜들이 세월 속에서 묻어있음을 나직이 증언합니다. 한때 누군가의 곁에서 소소한 자리를 차지하던 사물들은 이제 '골동품'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빛을 띱니다. 이 정물은 단순한 물체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과 살림의 온기를 품은 상징이 됩니다. 최재혁 작가에게 골동품을 그린다는 것은 지나간 나날을 다시 불러오는 물건이자, 눈에 잡히지 않는 시간을 기억하는 행위인 것입니다.작가는 동시대 미술의 넓은 흐름 속에서도 평면 회화라는 고전 형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색과 터치, 화면의 밀도로 삶과 시간의 켜를 가장 촘촘히 드러내려는 작가의 태도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수수한 것이 가장 깊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 장 한 장 쌓아 올린 화면은, 우리가 그냥 지나쳐온 시간의 무게를 관람객으로 하여금 새삼 환기하게 합니다.



나의 정물화는 사물을 재현하는 그림이 아니라, 사물이 품고 있는 의미와 시간을 수집하고 병치하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나는 과거의 문화가 현재와 단절되지 않고, 오늘의 삶 속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정물은 멈춘 대상이 아니라, 지금도 흐르고 있는 이야기이다.


— 최재혁 작가노트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