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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Youngjin CV Download

전영진의 회화는 캔버스 내부에서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회화 매체가 지닌 자기 참조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에서 화면은 단순한 재현의 지지체가 아닌, 화면 속 형식들이 하나의 풍경으로 조직되는 동시에 그 구성 원리를 드러내는 장으로 기능한다. 재현과 추상의 위계는 고정되지 않은 채 상호 침투하며, 이미지는 자기 자신의 조건을 성찰하는 장치로 제시된다.


관람 경험은 거리의 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재편된다. 원거리에서 도형들은 구상적 풍경의 일부로 통합되어 인식되지만, 점차 접근할수록 화면은 점・선・면의 배열로 환원된다. 즉, 추상의 구조가 전면에 드러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각의 이동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읽히는 과정 자체를 가시화하며, 회화적 환영이 어떻게 형성되고 해체되는지를 신체적 경험 속에서 드러낸다. 관람자의 위치가 해석의 조건이자 이미지 생성의 일부인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전자기기 화면 속 이미지가 픽셀의 집합임에도 풍경으로 읽히는 방식과 상응한다. 근거리에서 세부 구조가 드러나는 순간 재현의 안정성은 흔들리며, 이미지는 구성 단위들의 체계로 환원된다. 전영진은 이와 같은 인식의 전환을 실제 공간에서의 대면 경험 속에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회화가 물질성과 장소성 속에서 비로소 완결된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환기하고, 이미지 소비가 평면화된 동시대 시각 환경 속에서 회화 감상의 조건을 재사유하게 하는 비평적 장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