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LEE Ka Jin CV Download
ARTIST STATEMENT
나는 재료의 물질감 그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즐거움을 느낀다. 나는 일상의 사물들이 사용에 최적화된 단순한 기호로 인식되는 차원을 넘어 그 사물이 지닌 고유한 물질적인 감각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여지고 상상력을 자극하기를 원한다. Still life 시리즈는 물레로 만든 용도가 있는
사물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도자기 식기는 표면에 유약을 한 층 입혀 사용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색을 입히는 장식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의 눈은 그렇게 만들어진 적당한 표면 광택을 지닌
도자기를 일반적인 ‘그릇’이라는 기호로 인식한다. Still life 시리즈는 우리가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에 전환을 촉구하여 사물과 나의 관계의 접근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자 한다. 처음
보았을 때, 만져 보았을 때, 알던 범위의 사물과 조금씩
다른 정보들로 인해 사용자가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며 사물을 만나기를 바란다. 물레로 얇게 빚은 도자기를
구성하는 흙 자체의 고운 느낌이 표면에 그대로 노출되어 사용자는 맨질맨질한 사물의 살갖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
이 때 나와 물질이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하나의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또한 2차원적 이미지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에서 촉감이 있는 물질로 이루어진 현재성의 세계로의 인지의 의도적 전환을
유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